말통묵상 231 - 히브리어로 이해하는 성경(9-2)

2021.04.27

 

히브리어로 이해하는 성경(9-2)

이번에는 레위기에 나오는 속죄제와 속건제의 차이점에 대해 살펴보려고 합니다. 속건제와 속죄제는 둘 다 이스라엘 백성이 죄를 지었을 때 죄를 속죄하기 위하여 드리는 제사입니다. 이 속죄제와 속건제의 차이점에 대해 배울 때면 늘 혼돈하게 됩니다. 둘 다 죄를 속제하기 위한 제사이기에 두 제사가 같은 제사라고 생각하는 분들이 많이 계십니다. 레위기의 내용 자체가 이스라엘 백성의 제사에 관한 내용으로 이루어져 있기 때문에 기독교인들에게 큰 감동이 있는 말씀이 아니다 보니 공부하기에 쉽지는 않습니다. 하지만 제사를 곧 예배로 이해하고 예배의 의식을 강조하고자 할 때 레위기의 제사이해는 꼭 필요합니다.

속죄제와 속건제에 대한 말씀을 한 번 볼까요? 레위기 5장 5-6절에 “이 중 하나에 허물이 있을 때에는 아무 일에 잘못하였노라 자복하고 그 잘못으로 말미암아 여호와께 속죄제를 드리되 양 떼의 암컷 어린 양이나 염소를 끌어다가 속죄제를 드릴 것이요 제사장은 그의 허물을 위하여 속죄할지니라.” 6절에서 두 번 나타난 속죄제는 개역한글에서는 다르게 나타납니다. “여호와께 속죄제를 드리되”에서 속죄제는 속건제로 번역되었고, “어린 양이나 염소를 끌어다가 속죄제를 드릴 것이요”의 속죄제는 그대로 속죄제입니다. 그런데 개역개정에서는 왜 속건제를 속죄제로 번역하였을까요? 아마도 본문에서 속죄제와 속건제의 차이를 크게 발견할 수 없었기 때문에 독자로 하여금 혼돈을 가져올 수 있다는 이유로 개역개정에서 첫 번째 속건제를 속죄제로 다시 번역하였을 겁니다.

그렇다면 속건제와 속죄제는 같은 것일까요? 속죄제의 히브리어 원어는 ‘하타트’이며 속건제의 히브리어는 ‘아쉠’입니다. 하타트는 ‘죄’ 혹은 ‘허물’을 의미하고 아쉠 역시 ‘죄’ 혹은 ‘잘못’을 의미합니다. 비록 다른 히브리어를 사용하고 있지만 하타트와 아쉠 모두 죄, 허물 잘못 등으로 번역되고 있습니다. 그렇다보니 번역자들에게 의미상 크게 차이가 없기 때문에 둘 다 속죄제로 번역했을 것입니다.

하지만 레위기서에서는 속죄제와 속건제에 대해 분명하게 각기 다르게 나타내고 있습니다. 레위기 4장 2절에서 “이스라엘 자손에게 말하여 이르라 누구든지 여호와의 계명 중 하나라도 그릇 범하였으되” 즉 하나님의 말씀을 따르지 않았을 때 그것이 죄이며 그 죄를 위하여 하타트 즉 속죄제를 드렸습니다. 레위기 5장 15절에서는 “누구든지 여호와의 성물에 대하여 부지 중에 범죄하였으면 여호와께 속건제를 드리되 네가 지정한 가치를 따라 성소의 세겔로 몇 세겔 은에 상당한 흠 없는 숫양을 양 떼 중에서 끌어다가 속건제를 드려서” 즉 하나님의 성물을 제대로 다루지 않았을 때 그것이 죄이며 그 죄를 위하여 아쉠 즉 속건제를 드렸습니다. 

이처럼 우리는 하타트와 아쉠의 차이점을 찾을 수 있습니다. 하타트는 하나님께 범죄하였을 때 그 죄를 가리키고 있으며 아쉠은 이 땅에서 우리가 살아가는 모든 일에 범죄하였을 때 그 죄를 가리키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