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통묵상 196 - 사순절에 듣는 신약성경(7)

2021.02.26

 

히브리어와 헬라어로 듣는 성경 26강

5) 실로암(요 9:7)
실로암은 신약성경 이야기들 가운데 가장 많이 알려져 있는 이야기일겁니다. 예수님께서 예루살렘의 어느 길을 가고 계실 때 예수님은 맹인 한 사람을 만나게 됩니다. 제자들은 맹인을 두고 맹인 된 이유가 맹인 자신의 죄 때문인지 그렇지 않으면 부모의 죄 때문인지를 두고 논쟁을 벌였습니다. 그 때 예수님은 맹인이나 그 부모의 죄가 아니라 하나님이 하시는 일을 나타내고자 하신 것이라고 답을 하셨습니다. 이 때 예수님은 땅에 침을 뱉어 진흙을 이겨 그의 눈에 바르셨습니다. 그리고 실로암 못에 가서 씻으라고 말씀해주셨고 그는 실로암에 가서 씻자 드디어 그는 볼 수 있게 되었지요. 그런데 왜 실로암으로 보내셨을까요?

실로암은 헬라말인데 히브리어 원어는 실로아흐이며 오늘날 아랍 사람들은 그 곳을 실완이라고 부릅니다. 요한복음 9장 7절에서 실로암의 의미를 밝히고 있습니다. “실로암은 번역하면 보냄을 받았다는 뜻이라” 즉 헬라 말인 실로암은 히브리어인데 그 뜻이 보냄을 받았다는 것이라고 사실을 성경기자는 덧붙였습니다. 성경을 읽는 많은 사람들은 맹인이 예수님에게서 보냄을 받았다는 사건 때문에 실로암이란 이름이 붙여졌다고 생각하지만 사실은 그렇지 않습니다. 실로암은 다윗 시대의 다윗성 남쪽 끝에 위치한 곳인데 예루살렘의 동쪽 기드론 골짜기에 있는 기혼 샘의 물을 성 안으로 끌어들여 만든 못의 이름이었습니다. 히스기야 왕이 앗수르 왕 산헤립의 공격에 대비해서 기혼 샘의 물을 끌어들인 것으로 예루살렘의 주요 물 공급지 중의 하나였습니다. 실로암은 유다 왕 히스기야가 책망을 받았던 이사야 선지자를 만난 곳으로 알려져 있기도 합니다.


6) 수전절(요한 10:22)
유대인의 수전절은 구약에서는 나오지 않고 신약에서만 나오는 절기입니다. 수전절의 헬라어 원어는 ‘에그카이니아’인데 이것은 ‘에그카이니조’ 즉 ‘새롭게 하다, 다시 봉헌하다’의 뜻을 갖고 있습니다. 수전절의 히브리어는 하누카라고 하는데 주로 빛의 절기라고 부릅니다. 주전 164년에 유다 마카비가 헬라의 안티오쿠스 에피파네스 4세로부터 약탈당하고 수난을 당한 예루살렘 성전을 탈환하여 헬라인들이 만들어놓은 신상들을 제거하고 더럽혀진 성전을 청결한 후 다시 봉헌한 것을 기념하는 절기입니다. 성전을 탈환한 사건을 소위 마카비 혁명이라고 부릅니다. 유다 마카비라는 이름에서 가져온 것이 바로 마카비 혁명인 것입니다. 유대인들에 대한 박해가 시작된 지 꼭 3년이 지난 주전 164년의 키슬레브 월에 이루어진 혁명이었습니다. 예루살렘의 재점령, 성전의 정화, 희생제사의 복원이라는 이유 때문에 수전절 즉 하누카라는 이름이 붙여진 것입니다. 유대인의 가정마다 등불을 밝힘으로써 수전절 절기를 지키고 있습니다. 처음에는 이틀 동안 지켰었는데 이방인들의 불경스런 흔적을 몰아내는 거룩한 기름 한 병을 발견했다는 전통에 의해 등에 거룩한 불을 밝히게 되었고 그 기름이 기적적으로 8일 동안 계속되었기 때문에 절기의 기간이 8일 간으로 길어졌다고 합니다.


7) 출교(16:2)
예수님의 오신 이후 예수님을 메시야로 믿고 고백하는 자들이 점점 늘어나자 정통파 유대인들은 당황하기 시작했고 심지어 유대 사회로부터 예수님을 믿는 유대인들을 핍박하며 심지어 추방하기까지 했습니다. 요한복음 9장 22절 “그 부모가 이렇게 말한 것은 이미 유대인들이 누구든지 예수를 그리스도로 시인하는 자는 출교하기로 결의하였으므로 그들을 무서워함이더라.” 당시 종교 최고 의결기관인 산헤드린에서 시작된 출교 사건은 지방 회당까지 파고 들어갔습니다. 예수님께서는 이를 아시고 믿는 이들을 격려하셨습니다. 요한복음 16장 1-2절 “내가 이것을 너희에게 이름은 너희로 실족하지 않게 하려 함이니 사람들이 너희를 출교할 뿐 아니라 때가 이르면 무릇 너희를 죽이는 자가 생각하기를 이것이 하나님을 섬기는 일이라 하리라.” 출교를 가리키는 헬라어 ‘아포쉬나고고스’는 문자적으로 ‘회당으로부터 밖으로’라는 의미로 회당에서 추방되는 것을 뜻합니다. 이러한 출교는 신약성경 중 요한복음에서만 3번 언급됩니다.

구약시대에는 정결을 범하거나 사회 규율을 어겼을 때 출교가 이루어졌습니다. 출애굽기 12장 15절 “너희는 이레 동안 무교병을 먹을지니 그 첫 날에 누룩을 너희 집에서 제하라 무릇 첫 날부터 일곱째 날까지 유교병을 먹는 자는 이스라엘에서 끊어지리라” 에스라 10장 8절 “누구든지 방백들과 장로들의 훈시를 따라 삼일 내에 오지 아니하면 그의 재산을 적몰하고 사로잡혔던 자의 모임에서 쫓아내리라 하매” 유대교 내에서 이러한 출교는 책망, 30일 간의 공식 징계, 무기한 출교, 영원한 출교 등 여러 단계가 있었습니다. 이러한 출교는 하나님의 백성 그룹에서 배제되는 것은 물론 유대인들간의 교제가 단절되는 것이었습니다. 이는 당시 유대 사회에서 완전히 배제되는 것이었기 때문에 단순히 회당 예배에 참석하지 못한 것뿐만 아니라 교육과 경제와 문화 등 사회 전반에서 축출하는 것이며 더 나아가 이방인과 동일하게 취급되어 로마 황제 숭배라고 하는 우상 숭배에 직면하게 되는 결과를 낳았습니다. 때문에 유대인 관리로 있는 자들 중에서는 예수님을 따르면서도 드러내놓고 고백하지 못한 경우도 많았습니다. 요한복음 12장 42절 “그러나 관리 중에도 그를 믿는 자가 많되 바리새인들 때문에 드러나게 말하지 못하니 이는 출교를 당할까 두려워함이라 그들은 사람의 영광을 하나님의 영광보다 더 사랑하였더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