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통묵상 235 - 히브리어로 이해하는 성경(11-1)
2021.05.04

오프닝 : 샬롬. 안녕하세요. 에스라성경학교 김진산 목사입니다. 저와 함께 ‘히브리어로 보는 성경’이라는 주제로 성경 본문의 원어적 의미들을 차례대로 살펴보고 있는데요. 지난 시간에 우리는 요단의 의미, 기드온 용사 300명과 하롯샘 이야기, 입다의 딸을 하나님께 드렸다는 이야기, 그리고 에브라임 사람들의 쉽볼렛과 십볼렛 발음 사건 등 히브리어 원어로 성경을 읽을 때 어떻게 말씀의 의미를 새롭게 발견할 수 있는지를 살펴보았습니다. 오늘 함께 공부할 내용은 성경을 읽으실 때 고개를 갸우뚱하는 난해구절들을 살펴보려고 합니다. 왜 요단에서 돌을 가져왔는지, 아라바는 광야인지 평지인지, 성경시대는 동서남북의 방향을 어떻게 정했는지, 그리고 사사들 왼손잡이 에훗 이야기 등 성경학자들 역시 다양한 해석을 내놓고 있는 풀기 어려운 성경구절들을 찾아 히브리어로 풀어내려고 합니다.
11-1 왜 요단에서 돌을 가져왔을까요?
이스라엘 백성은 40년 광야생활을 모세와 함께 마침을 찍고 새로운 리더인 여호수아와 함께 요단을 넘어 가나안 땅으로 들어갔습니다. 야곱이 벧엘에서 베고 자던 돌베개를 세워 하나님께 기도했던 것처럼 이스라엘 백성 역시 요단을 지날 때 요단 가운데 있는 돌들을 취하였고 그것들을 길갈에서 세우고 하나님께 예배를 드렸습니다. 여호수아 4장 5절 “그들에게 이르되 요단 가운데로 들어가 너희 하나님 여호와의 궤 앞으로 가서 이스라엘 자손들의 지파 수대로 각기 돌 한 개씩 가져다가 어깨에 메라”에서 이스라엘 백성이 길갈에서 첫 예배를 드리면서 여호수아는 예배의 상징으로 지파별로 요단에서 돌을 가져다 상징으로 삼게 하였습니다. 실제로 6절에서 여호수아는 이스라엘 백성조차 왜 돌을 가져와야만 하는 것에 대해 다음과 같이 대답했습니다. “이것이 너희 중에 표징이 되리라 후일에 너희의 자손들이 물어 가로되 이 돌들은 무슨 뜻이냐 하거든 그들에게 이르기를 요단 물이 여호와의 언약궤 앞에서 끊어졌나니 곧 언약궤가 요단을 건널 때에 요단 물이 끊어졌으므로 이 돌들이 이스라엘 자손에게 영원히 기념비가 되리라 하라 하니라” 6-7절의 말씀을 21-24절에서 똑같이 반복하고 있습니다. 그만큼 돌이 상징하는 의미가 컸기 때문이었습니다. 특히 24절 “이는 땅의 모든 백성에게 여호와의 손이 강하신 것을 알게 하며 너희가 너희의 하나님 여호와를 항상 경외하게 하려 하심이라 하라”에서 하나님은 이스라엘 민족의 관계를 분명하게 하셨습니다.
돌이 그만큼 중요했습니다. 돌의 히브리어는 에벤입니다. 에벤하면 에벤에셀이라는 말이 번쩍 떠오릅니다. 에벤은 아바와 벤의 합성어로 아버지와 아들이란 뜻입니다. 오늘날 유대인들은 가족의 묘지를 방문할 때면 꽃이 아니라 돌을 가져다가 비석위에 올려놓습니다. 예루살렘의 동쪽에 위치하고 있는 감람산에는 정통파 유대인들의 공동묘지가 있고 수를 셀 수 없을 만큼 무덤과 비석들이 만들어져 있습니다. 그런데 어느 비석하나라도 그 위에는 빠짐없이 돌이 놓여있지요. 돌을 얹어 놓은 이유는 아바이신 하나님께서 당신의 자녀인 고인을 품으시기 때문입니다. 혹 쉰들러 리스트 영화를 기억한다면 영화의 마지막 장면에서 쉰들러의 도움으로 살아났던 유대인들이 쉰들러의 무덤을 찾아가 돌을 얹어놓는 장면을 기억하실 것입니다. 그 때 생존자들은 하나님께서 당신의 자녀이신 쉰들러를 기억할 것이며 우리도 쉰들러 당신을 기억할 것입니라는 뜻입니다. 그렇다면 에벤은 하나님과 이스라엘 백성과의 관계를 상징하는 것이며 무엇보다 하나님과 이스라엘 백성의 약속을 의미하며 이스라엘 역사 속에서 함께 하셨던 하나님께서 이스라엘 백성을 기억한다는 의미입니다.